윤 대통령 "반국가세력,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 일삼아"

입력 2023-08-15 18:26   수정 2023-08-16 00:59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을 정면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세력’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는 세력’ 같은 표현까지 썼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혜택을 받으면서 이 체제를 전복하려고 시도하는 일부 ‘기생 세력’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당연한 듯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을 환기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유’(27번)다. 자유민주주의(7번), 공산전체주의(6번) 등의 표현도 많이 썼다. 그러면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고, 분단의 현실에서 이런 반국가세력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해 자유사회를 교란시키고 공격해왔다”며 “이것이 전체주의 세력의 생존 방식”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한다”고 언급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따르는 이른바 ‘주사파’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에도 간첩단 사건 등이 발생하지 않았느냐”며 “겉으로는 진보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국가를 전복하려는 이들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광복을 이끈 독립운동정신도 결국 자유민주주의와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그리고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빼앗긴 주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고,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공산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며 “따라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현재 북한 체제는 독립운동과 광복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유민주주의를 택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과 공산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을 비교하기도 했다. 6·25전쟁 이후 70년간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일부 세력이 여전히 공산전체주의를 추종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압도적 힘으로 평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이 아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주민의 민생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가동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대한민국의 자유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해야 하는 역사적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공적개발원조, 국제개발협력,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찾아 고난과 영광을 함께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모두 자랑스럽다”는 말로 경축사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목숨, 재산, 가족까지 희생한 선열의 뜻을 잘 받들어 번영하는 대한민국, 자유·인권·평화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경축사”라고 평가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극우 유튜버에 심취해 유신시대를 살고 있는 대통령이 혼자 공산세력과 반국가세력에 맞서 외롭게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가”라며 “광복절 경축사는 없고, 극우 유튜버나 아스팔트 우파 같은 독백만 있었다”고 비난했다.

도병욱/전범진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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